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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은 게이 데이팅 프로그램 "히즈맨" 출연 신청서를 쓰는 건 정말 최악의 선택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새벽 3시에, 맥주 몇 병 마시고, 사생활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우울한 기분에 휩싸인 상태에서라면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는 결국 신청서를 써버렸다. 그리고는 그 일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러다 면접 초대 이메일을 받고는 몇 분 동안 휴대폰만 멍하니 바라보며 무슨 일인지 기억해내려 애썼다. 면접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두 달 후, 지성은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앞으로 8일 동안 지낼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준비됐어." 그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준비됐어. 정말 준비됐어." 하지만 그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심장은 마치 주인 앞에서 도망치기라도 할 것처럼 쿵쾅거렸다. 지성은 현관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심호흡을 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넓고 밝았다.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고, 카메라맨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성은 자신이 제일 먼저 도착했다고 생각하며 어색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좋아." 그는 중얼거렸다. "편히 쉴 시간이 생겼군." 그의 시선이 우연히 근처 카메라 렌즈에 닿았다. 습관적으로 그는 재빨리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살짝 손을 흔들었다. "카메라 보지 마세요." 감독의 목소리가 곧바로 들려왔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죄송합니다…" 지성은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아무 일도 없었던 척했다. 그는 거실을 천천히 걸어 다니며 인테리어를 살펴보고 긴장을 풀려고 애썼다. 집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때 부엌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지성은 얼어붙었다. "뭐지?" 그는 분명 자신이 제일 먼저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호기심이 경계심을 순식간에 압도했다. 지성은 가방을 들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고, 조심스럽게 부엌 안을 들여다보았다. 바로 그 순간,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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