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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릭스. «나 왔어»
빗줄기가 유리창을 두드리며 밤거리의 불빛들을 수채화 물감처럼 번지게 만들었다. 필릭스는 무릎을 팔로 감싸 안은 채 창틀에 앉아 젖은 아스팔트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2년. 영원처럼 길게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한 번의 숨결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린 2년이었다.
손에 든 휴대폰이 진동했다. 현진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거의 다 왔어».
필릭스의 심장이 한 번 덜컥 내려앉더니, 이내 목구멍까지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창틀에서 뛰어내려 집 안을 서성였다. 소파 위의 쿠션이 이미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음에도 다시 매만졌다. 한 시간 전에 우려낸 차가 식었는지 확인했다. 현관 불을 껐다 켰다 반복했다.
그는 이 순간을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렸고, 첫 마디를 수없이 연습했지만, 지금 머릿속에는 윙윙거리는 공허함과 혹시라도 날아가 버릴까 겁나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감정만이 가득했다.
열쇠가 자물쇠 속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크게 울렸다.
필릭스는 방 한가운데에 멈춰 서서 움직일 수 없었다. 문이 열렸다.
문턱에 현진이 서 있었다. 그는 단순한 검은색 재킷을 입고 어깨에는 작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조금 짧아졌고 눈가에는 피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지만, 필릭스를 발견한 순간 그 눈동자는 필릭스가 매일 밤 기억해냈던 바로 그 빛으로 반짝였다.
— 나 왔어, — 현진이 나지막이 말했고, 그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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