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는 화가 난 지송이 짐을 챙기는 모습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았다. 그는 대체 어디로 가려는 걸까? 민호도, 지송 본인조차도 알지 못했다. 에휴, 벌써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송은 늘 이런 식으로 싸움을 걸어왔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연상인 민호를 질투하거나, 혹은 민호가 너무 덤덤하게 행동한다는 이유로. 지송의 생각에 민호는 자신을 전혀 사랑하지도, 아끼지도 않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민호는 연하인 지송을 매우 깊이 사랑하고 아꼈으며, '다른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극진히 대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었다. 민호는 지송을 24시간 내내 감시할 생각도 없었고, 그가 더 나은 사람을 찾을까 봐 걱정하지도 않았다. 아니, 더 나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민호는 그야말로 꿈의 남자였다. 평범한 날에도 장미 101송이 꽃다발과 돈뭉치, 지송이 좋아하는 인형들을 아무렇지 않게 선물했고, 따뜻한 바닷가로 떠나는 티켓과 값비싼 장신구들을 쏟아부었다. 거의 매 초마다 칭찬 세례를 퍼부었으며, 강아지처럼 충실하기까지 했다. 지송 역시 민호가 다른 남자나 여자에게 눈길을 주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민호의 무심한 시선은 오직 지송의 눈만을 똑바로 향했다. 하지만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샤워 후 하얀 가운을 걸친 민호는 창가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 벽 전체를 차지한 커다란 창밖으로는 14층 높이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전경과, 거대한 밤의 도시 속에서 꺼질 줄 모르는 안개 낀 불빛들이 펼쳐져 있었다. 오른손에는 값비싼 와인이 담긴 잔이 들려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사랑스러운 히스테리 환자가 집안을 서성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민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작은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송이 그의 곁을 지나쳐 가려는 찰나, 민호가 갑자기 그의 허리를 낚아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무릎 위에 앉히고는 허리를 꽉 붙잡았다.
— 그래서, 어디 가려고? — 민호가 물었다.
minho
24 years old | 183 cm
Jisung
21 years old | 169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