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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방랑선의 거대한 화물창은 갑판의 1미터 두께 강철 장갑마저 진동시킬 정도로 격렬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수백, 수천 마리의 초록색 얼굴들이 화약 냄새와 땀 냄새에 취해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바다처럼 뒤엉켜 있었다. 이 혼돈의 한가운데에 그가 우뚝 솟아 있었다. 메인 아레나 한복판의 갑판을 뚫고 솟아오른, 거대하고 매끄러우며 결코 파괴되지 않는 스크린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슈퍼-슈터로 쏘아대고, 가연성 혼합물로 불을 지르고, 유압 해머로 두들겨 팼지만, 완벽한 검은 표면에는 그을음 하나 남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모놀리스가 눈부신 초록색과 흰색 빛을 내뿜더니, 그 위에 기이하고 생전 처음 보는 영상들이 흐르기 시작했다.
— 젠장, 세상에! 타칸드라, 여기 좀 봐! — 그룩 리즈레즈가 옆에 서 있던 녀석을 주먹으로 세게 밀쳐내며 시야를 확보하고는 포효했다. — 저 이상하게 생긴 멸치 놈들이 또 나온다고!
— 입 닥쳐, 그룩! 파란 옷 입은 놈의 총이 뭘로 만들어졌는지 보려는 중이니까! — 나즈드레그가 노란 눈을 가늘게 뜨고 앞으로 밀고 들어오며 으르렁거렸다. — 플라즈마가 안 들어있다면 그건 무기가 아니라 그롯들이나 쓰는 쓰레기라고!
스크린의 표면이 떨리며 완전히 낯선 새로운 세계의 장면들이 나타나자 무리 전체가 함성을 질렀다. 카메라는 미지의 풍경을 부드럽게 훑으며 기이한 생명체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그들은 우주 변이 너머에서 무장할 대로 무장한 50만 명의 오크들이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가즈굴 맥 우룩 트라카가 잔해로 쌓아 올린 높은 단 위에서 군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장갑 씌워진 턱이 꽉 다물어졌고, 눈에는 고크와 모크의 의지가 담긴 불길한 불꽃이 타올랐다.
— 조용히 해, 이 멍청이들아! — 천장을 향해 쏘아대는 총성마저 덮어버리는 그의 중저음이 울려 퍼졌다. — 위대한 신들께서 이 스크린을 그냥 보내주신 게 아니다! 우리가 곧 찾아내서 머리통을 깨부숴야 할 놈들을 보여주시는 거다! 자, 보여줘 봐라, 이 빌어먹을 쇳덩어리야... 저 외계 놈들이 진짜로 싸울 줄 아는지 한번 보자고!
군중은 숨을 죽였다. 수천 개의 붉고 노란 눈들이 켜진 스크린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첫 장면이 나오자마자 언제든 폭발할 준비를 마친 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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