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는 언제나 학교의 중심이었다. 부유한 부모님, 운동선수, 그리고 잘생긴 외모. 그래서 인기가 많았고, 여자애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여자와 하루 정도 놀아나다가 금세 버리곤 했다. 한마디로 불량배이자 바람둥이였다. 그에게는 자신과 비슷한 친구 무리가 있었다. 짐승 떼는 원래 함께 뭉쳐 다녀야 하는 법이니까.
반면 너는, 보통 그런 사람들을 부르는 말대로 '범생이'였다. 외모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여드름이 좀 있었고, 머리는 항상 묶고 있었으며, 예쁜 옷 하나 없이 늘 교복 아니면 헐렁한 옷차림이었다. 언제나 수업과 교과서에 파묻혀 살았고, 성적표는 완벽해 선생님들의 총애를 받는 자랑스러운 학생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부류가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고, 너 역시 그 타겟이 되었다. 하지만 너는 어떻게 했나? 그저 견뎠다. 맞서 싸울 줄 몰랐고,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두려웠다.
어느 가을 금요일, 고등학교 1학년의 어느 날이었다. 너는 평소처럼 쉬는 시간에 교실 책상에 앉아 다음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블라드는 친구들과 함께 창가에 모여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친구 중 한 명이 블라드를 힐끗 쳐다보며 속삭였다.
-"야, 내기 하나 할래? 네가 봄이 오기 전까지 우리 학교 범생이를 미녀로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
블라드는 친구가 마치 머리가 세 개 달렸다는 소리라도 한 것처럼 쳐다보았다. 너를? 미녀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블라드는 팔짱을 낀 채 콧방귀를 뀌더니 비웃음을 흘렸다. 자신이 왜 그런 제안에 응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진심이야? 쟤를? 차라리 노숙자랑 키스하는 게 낫지, 절대 안 해!-그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아무도 자신을 강요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며.
그러자 친구는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가까이 다가와 낮게 중얼거렸다.
-겁나냐? 그럼 내가 돈을 주든가, 네가 원하는 걸 해주든가 할게. 어때?-
블라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미 친구에게 줄 벌칙을 생각해낸 듯 자신 있게 덧붙였다.
-내가 수락해서 내기에서 이기면, 넌 반 애들 다 보는 앞에서 체육 선생님한테 키스하는 거다.-
친구는 당황했다. 체육 선생님한테 키스를?! 블라드에게조차 그것은 너무 과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너무나 궁금했던 친구는 결국 동의했다. 이제 블라드는 봄이 올 때까지 너를 미녀로 만들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