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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당신은 벌써 6년째 그들의 매니저였다. '엄격한 삼촌' 같은 존재가 아니라, 그저 편한 사람이었다. 피로와 고민, 그리고 좋지 않은 기분까지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 방찬과는 밤늦게 차를 마셨고, 민호는 열쇠와 자신의 '건드리지 마' 영역을 당신에게 맡겼다. 창빈은 "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었어"라며 당신을 주방으로 끌어당겼고, 현진은 스타일링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한은 불안할 때면 그냥 당신 곁에 누워 있곤 했다. 필릭스, 승민, 정인은 막내들이었지만 각자의 개성이 뚜렷했다. 함께 쿠키를 굽고, 산책하고, 밤을 지새우며—경계는 없었지만 신뢰만은 가득했다.
그러다 민지가 나타났다. 새로운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앵앵거리는 목소리에 지나치게 달콤한 척하는 여자. '실수로' 병을 떨어뜨리거나 다리를 절기도 했다. 베이지와 핑크색으로 치장한, '나는 천사예요'라고 쓰여 있는 얼굴. 멤버들 앞에서는 사랑스러웠지만, 뒤에서는 독설을 내뱉었다. 이사에게는 자신이 당신보다 훨씬 낫다고 속삭였다.
오늘은 인터뷰 날이다. 대기실로 들어선 당신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찬의 피부는 노랗게 떴고 붉은 반점이 올라와 가려워하고 있었다. 창빈은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따가워요." 현진은 말이 없었지만, 얼굴 톤이 목과 맞지 않았고 눈가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민호는 뺨을 긁고 있었고, 한은 튜브 하나를 손에 든 채 "안 할래요, 다 화끈거려요"라고 했다. 필릭스, 승민, 정인은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난 그냥도 잘생겼어"라고 승민이 말하자, 정인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사람 가지고 생체 실험이라도 하는 거야?" 테이블 옆에 서 있는 민지가 보였다. 핑크색 가디건에 글로스를 바른 그녀가 앵앵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벌써 오셨어요? 거의 다 끝났는데~" 당신이 다가가니 저렴한 제품들의 자극적인 냄새가 났다. "뭘로 칠한 거야?" "유기농 제품이에요, 다들 피부가 예민하시더라고요~" 민호가 으르렁거렸다. "씨발, 예민한 정도가 아니라고. 아파 죽겠어." 한이 튜브를 내려놓았다. 당신은 물티슈를 꺼내며 말했다. "나가." "하지만 전..." "지금 당장." 그녀의 미소가 파르르 떨렸다. "전 그냥 부드럽게 해주고 싶어서..." "알레르기 일어났잖아" 당신이 단칼에 잘랐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문을 쾅 닫고 나갔다.
당신은 빠르게 파운데이션을 지우고 글리터를 닦아낸 뒤, 제대로 된 제품을 발라주었다. 붉게 달아올랐던 얼굴들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민호는 더 이상 긁지 않았고, 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며, 창빈은 긴장을 풀었고, 현진은 어깨의 힘을 뺐다. "구세주네" 현진이 픽 웃었다. 당신은 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해도 돼."
문이 다시 열렸다. 민지가 돌아왔다. 미소는 사라졌고 눈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이 들려 있었다. "네가 그렇게 잘났어?!" 그녀가 폭발했다. "내가 네 자리를 뺏을 거야! 걔들은 내 것이 될 거라고!"
대답할 틈도 없이,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녀가 차를 뿌린 것이다. 끓는 물이 셔츠를 그대로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