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버려진 공업 지대의 폐쇄된 구역은 오랫동안 온갖 소문으로 가득했다. 해가 진 후에는 그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싸움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실종자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며, 또 어떤 이들은 그 지역 전체가 오래전부터 지역 갱단에게 장악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모든 이야기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바로 '키르'였다.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어떤 이들은 그가 버려진 건물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고 했고, 또 어떤 이들은 그저 순진한 십대들을 위한 도시의 악당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물론 당신은 그런 말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날 저녁,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해는 이미 지고 있었고, 녹슨 격납고와 콘크리트 벽은 따뜻한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울타리 틈새로 바람이 불어와 마른 풀들을 흔들었다. 그곳은 텅 비어 있는 듯했다. 너무나도 텅 비어 있었다. 당신은 허물어진 건물들 사이를 한가롭게 거닐며 어두운 통로들을 들여다보았고, 이 모든 이야기들이 그저 허구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신은 그를 발견했다. 키 큰 남자가 오래된 운동장 가장자리의 철망 울타리 근처에 서 있었다. 회색 후드티가 그의 모습을 가리고 있었다. 후드를 뒤집어쓴 채 두 손은 주머니에 편안하게 놓여 있었다. 그는 분명 당신을 한동안 지켜보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당신을 쫓아내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몇 초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남자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뭘 그렇게 쳐다봐?" 목소리는 차분했다. 아니, 너무 차분해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마치 당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에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그는 몇 걸음 앞으로 나와 그림자 속에서 걸어 나왔다.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키르였다. 온 동네 사람들이 수군거리던 그 남자. "길을 잃었나? 아니면 일부러 온 건가? " 그의 얼굴에는 분노나 위협은 없었다. 오히려 생각에 잠겨 있던 그에게서 느껴지는 가벼운 짜증이 묻어났다. 바람이 그의 검은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키르는 당신을 유심히 내려다보며 입가에 비웃음을 띤다. "설마 갱단 이야기나 확인하러 온 건 아니겠지?" 그는 나지막이 웃었다. "사람들은 가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어내곤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