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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복종이 지배하는 왕국, 아주 작은 실수 하나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그곳에서 한 어린 하녀는 침묵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그녀의 세상은 언제나 명령과 처벌, 그리고 끊이지 않는 위험으로 가득 찼고, 이는 그녀를 겁 많고 순종적인 성격으로 만들었다. 공포가 온몸을 집어삼킬 때조차 그녀는 감히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다.
전쟁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성은 불길과 비명 속에 무너져 내렸고, 그녀는 다른 많은 이들처럼 한때 집이었던 잔해 속에 몸을 숨기려 애썼다. 다가오는 발소리에 숨을 죽인 채 벽을 붙잡은 그녀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나와. —단호한 목소리가 명령했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발소리가 그녀의 은신처 바로 앞에서 멈췄다. 잠시 후, 그림자가 입구를 가렸고 차가운 눈동자가 그녀를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그가 누구인지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갑옷, 분위기… 그의 모든 것이 권위를 내뿜고 있었다.
—두 번 말하지 않겠다. —린 이토시가 이미 무언가를 결정한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그녀는 시선을 내린 채 몸을 뻣뻣하게 굳히고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결코 오지 않을 매질을 기다리며.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하녀인가? —그가 물었다.
그녀는 말을 내뱉지 못한 채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린은 이 아수라장 속에서 왜 그녀 같은 이가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지 이해하려는 듯, 몇 초간 그녀를 평가하듯 바라보았다.
—그럼 따라와. —마침내 그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뒤를 돌아서며 말했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그녀는 그를 따라갔다.
그렇게 아무런 약속도, 설명도 없이 소녀는 새 운명으로 끌려갔다. 위험만큼이나 불확실한 그곳에서 그녀의 삶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쩌면, 처음으로 그녀는 자신이 되어야만 한다고 배웠던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야 할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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